부산윤창수아홉 (123456789) - 윤창수

작성일시: 작성일2017-07-13 10:58:21    조회: 3,090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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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홉 (123456789)


작업노트


아침엔 우유 한잔 
점심엔 

FAST FOOD 쫓기는 사람처럼

시계 바늘 보면서 거리를 

가득 메운 자동차 경적소리 

어깨를 늘어뜨린 학생들

THIS IS THE CITY LIFE

 

모두가 똑같은 얼굴을 하고 

손을 내밀어 악수하지만

가슴속에는 모두 다른 마음 

각자 걸어가고 있는 거야아

 

무런 말없이 어디로 가는가 

함께 있지만 외로운 사람들

  

 

가수 넥스트의 ‘도시인’이다. 이 노래를 처음 만났을 때 나는 20대 중반이었다. 그리고 다시 20년이 지났다. 그때, 젊었던 나는 댄스리듬을 타고 나오는 가사들이 신나고 경쾌하기만 했었다. 지금 그 가사를 다시 들어보니 씁쓸함이 얼굴 가득히 채워진다.

언제부터인가 친구들 모임에 가면 꼭 한 번씩 자녀교육문제가 화두로 등장한다. 사교육비 때문에 생긴 고민이다. 자기 수입의 반 이상을 사교육비로 지출하는데, 몰개성과 획일화를 위한 비용이다. 내 눈에는 비정상적으로 보이는 이 현상에 대해서 이야기를 할라치면 녀석들의 입에서 돌아오는 이야기들은 하나 같이 똑같다. 나도 자식이 있으면 똑같이 행동할 수밖에 없을 거라는 것. 졸지에 비정상적인 붕어빵 공장으로 나까지 몰아넣어 버린다. 산업화와 도시화로 떠밀린 인생이다. 빨리빨리 움직이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든 일상. 그 속에서 빠름과 편리함의 대명사인 인스턴트의 유혹으로부터 헤어나지를 못한다. 깊이 빠져 허우적거린다. 교육이라고 예외가 아니다. 모든 것들이 너무나 뿌리깊이 인스턴트로 변해버린 삶이다.

어릴 땐 학교에서, 자라서는 직장에서, 플라스틱 붕어빵을 만드는 공장처럼 무미건조하고 획일화된 제품으로 찍혀 나오는 것 같다. 모두가 다름없이 똑같다. 그렇게 보인다. 무엇을 위해서 시계바늘처럼 쫓기며 바쁘게 달리는가? 왜 달리는가? 그 물음에 대한 나의 답은 하나다. 우리는 행복하기 위해서 산다. 이 대목에서 나는 다시 묻는다. 이 시대 우리에게 행복이란 것이 무엇일까? 모두에게 다 다르겠지만, 모두에게 다 부와 권력이 행복의 척도는 아닐 것이지만, 모두에게 다 행복은 사랑과 나눔에서 오는 것이라 생각하지만, 우리 삶이 보여주는 사실은 그러할까?

오스트리아 출신 철학자 이반 일리치(Ivan Illich)는 ‘현대인’을 이렇게 말한다. 오로지 상품의 ‘필요’로 정의되고 화폐 경제 속에서만 살아갈 수 있는 존재, 호모 오이코노미쿠스. 직장 밖에서는 어떤 의미 있는 일도 할 수 없고, 임금 노동의 노예가 된 ‘산업 인간’ 호모 인두스트리알리스. 모든 것을 학교에서 배워야만 하는 호모 에두칸두스. 대지에서 뿌리박고 정주하며 살던 인간에서 아파트에 ‘수용되는 인간’ 호모 카스트렌시스. 이렇게 인간을 지칭하는 기괴한 이름들은 모두 현대에 출현한 것들이다. 우리 ‘현대인’의 다른 이름들이다.

‘인생은 B(birth)로 시작해서 D(death)로 끝나는 것’이라는 장 폴 사르트르의 말이 있다. 생로병사를 압축적으로 표현한 내용이다. 인간은 신의 축복으로 B와 D 사이에 세 개의 C가 주어졌다는 것이다. 선택(choice)과 기회(chance) 그리고 변화(change) 즉, 인생이란 각자 선택을 통해 기회를 만들고 그 기회를 살려서 다양한 삶을 표현하고 변화시키는 것이다. 사실 똑같은 삶이란 있을 수 없다. 쌍둥이조차도 마찬가지다. 누구에게나 각자 자신만의 삶이 있어야 한다. 그것이 인간다움이다. 그런데 우리 현대인은 그러한가? 지금 넘쳐나는 인스턴트 문화가 신의 축복인 이 C를 심각하게 위협한다. 생명은 다양성에서 살아 움직이는 것이며 끊임없이 새롭게 변화하는 것이다. 자연의 존재법칙은 동일성이 아니지 않은가? 모두 똑같은 삶을 살고, 똑같이 죽음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지 않는가? 유전학적으로 봐도 그러하다. 인간이 하나의 유전형질로 획일화 되어 있다면, 과연 인간이라는 종(種)은 더 이상 지구에서 살아남기 어려울 것이 아니겠는가? 생명의 진화나 사회발전의 가장 큰 법칙중 하나가 돌연변이가 아닌가?

우리가 사는 이곳은 주류와 다른 의견이 존재하는 것을 참지 못한다. 나와 다른 것에 대한 관용보다는 불관용이다. 간섭하고 규정하여 동일하게 만들어 낸다. 오로지 하나만 따라간다. 어디에서나 다 그렇다. 그것이 보편이다. 다양성은 죽고, 통일성만 남는다. 지금은 누구나가 스마트폰을 사용하며 멀리 있는 친구와도 편리하고 빠르게 소통하는데 정작 소통하고자 하는 자기 앞의 사람들과는 대화를 못한다. 스마트폰이 아니면 주류에서 소외당하고 배제된다. 모두를 스마트폰만 강요하고 있다. 스마트폰만의 문제일까? 스마트폰을 빗대어 생각해보면, 2G, 3G는 모두 사라지고 4G만 살아남는 세계에 우리는 산다. 나약한 놈은 필요 없는 약육강식의 세계다. 대기업의 성은 더욱 견고해지고 높아져만 간다. 동네는 죽고 아파트만 올라간다. 모두들 넥타이를 두르고, 라면을 먹고, 차를 마시고, 신문을 보며 돈을 좇는 삶이다. 그게 현대인이다. 그 문화를 따라가지 못하면 바로 도태된다. 이게 사람 사는 세상일까? 왜 그럴까? 문제는 모두 똑같이 하나로 공부해온 결과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내가 무엇인가를 생각할 때, 다른 사람들의 생각에 맞추지 않아도 되는 사회에 살고 싶다. 다른 이들과 달라서는 안 된다는 하나 됨에 대한 강요가 없는 그런 삶을 살고 싶다. 다른 사람이 대학에 가니 너도 가야 한다거나 다른 사람이 대학에 가지 못하니 너도 가면 안 된다는 것이 통용되지 않는 삶을 나는 추구한다. 집단을 위해 개인이 가질 수 있는 권리의 포기를 요구하지 않는 삶, 난 그것을 좇는다.

모두가 몰개성과 획일화로 변질되어 버린 ‘나쁜‘ 사회 시스템에 끌려 다니는 사회를 사진으로 재현하고 싶었다. ‘나’를 잃어버린 현대인을 나의 방식으로 표현하고 싶었다. 그것을 사진으로 이야기 나누고자 싶었다. NINE (123456789)를 작업하고 싶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나 역시 NINE이라는 붕어빵을 넘어서는 다른 뭔가가 되어 잇는가? 그렇게 살기를 갈구하지만, 내가 뛰고 있는 이곳 역시 어항 속의 붕어빵 기계는 아닌지 확신할 수 없다. 작업하는 내내 나를 고민하게 하는 지점이다. 사진 작업은 나를 사유하게 한다.

 

 

 

 2014. 05

윤창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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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창수  ChangSoo Yoon,  Changsu Yun
1969  경남 하동 출생

 

2017  갤러리수정 오픈 - 사진위주의 전시공간

2017  사진마을수정 오픈 - 카페+사진관+프린트샵+독립출판서점+스터디룸을 갖춘 사진과 함께 하는 복합 문화공간 

 

개인전
2015  수정아파트 (부산프랑스문화원 ART SPACE, 부산)

2017  수정아파트 (갤러리수정, 부산) 

주요그룹전 
2012  자기愛로부터 (갤러리영광, 부산)
2013  사진꿈,꿈사진 (부산문화회관, 부산)

2017  갤러리수정 개관 기획전 '빈' (갤러리수정, 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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